– 오토파일럿 아닌 수동 조타로 30노트 이상의 승부수, 극적인 역전
- 2구간 승부처가 된 포츠투갈 남서쪽, 세인트 빈센트 곶
비오텀(Biotherm)은 오션 레이스 1구간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왔다, 2구간 포르투 플라이바이에서도 가장 먼저 항구에 도착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포르투갈 남서단 세인트 빈센트 곶(Cape St. Vincent)을 지나며 상황이 반전됐다.

파프렉 아르케아(Paprec Arkéa)가 추격에 나서며 마침내 비오텀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로써 입항을 앞둔 현재, 선두의 자리가 뒤집혔다.
스키퍼 요안 리쇼므(Yoann Richomme)는 “재출발 이후 정말 빠른 속도로 갔다. 바람 각도도 좋았고, 세일 세팅도 완벽했다. 4~5시간 동안은 마법 같은 항해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승부의 열쇠가 바로 세인트 빈센트 곶이었다며, 강한 순풍 속에서 배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자동 항해 장치인 오토파일럿이 아닌, 선원들이 직접 키를 잡는 수동 조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파프렉 아르케아호의 선원들은 리쇼므, 마리아나 로바토(Mariana Lobato), 파스칼 비데고리(Pascal Bidégorry)가 교대로 45분씩 키를 잡으며, 파도와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배를 최적의 속도로 몰아붙였다. 그 결과 순간 속도가 30노트에 이르는 장면도 연출됐다.

반면, 비오텀은 세인트 빈센트 곶에서 맞이한 강한 바람에 대응할 적합한 세일이 준비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속도 차이로 이어졌다. 이번 역전은 파프렉 아르케아가 강한 순풍 조건에서 얼마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장면이 되었으며, 남은 구간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예고된다.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며 선두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3위에는 홀심-PRB(Team Holcim-PRB)이 자리하며, 선두 파프렉 아르케아와의 격차는 약 9.6해리다. 뒤이어 팀 말리치아(Team Malizia)와 알라그란데 마페이(Allagrande Mapei Racing)가 나란히 4위와 5위로 추격 중이다. 두 팀의 차이는 불과 0.6해리에 불과해, 중위권 내에서도 치열한 자리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후방 그룹에서는 비 워터 포지티브(Be Water Positive)가 6위를, 팀 아마알라(Team Amaala)가 7위를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다. 특히 아마알라는 여전히 300해리가 넘는 격차를 안고 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번 레그의 결승지인 스페인 카르타헤나(Cartagena)까지는 약 120해리 남짓. 지중해의 변덕스러운 바람과 기상 조건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선두권부터 중위권, 그리고 후방 그룹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승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