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지연구소, 열수광석 350kg도 확보…진화 연구·광물 자원 기대
- 남극 심해 열수 시스템과 생물 진화 수수께끼 풀 ‘열쇠’…“경제적 가치도 기대”
극지연구소가 남극 심해에서 길이 10cm에 이르는 ‘초대형 화살벌레’를 세계 최초로 실물 채집해 공개했다. 기존에 영상으로만 존재가 확인됐던 이 화살벌레는 진화 생물학과 유전체 연구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지난 2월 남극 중앙해령 수심 2,000m 지점의 열수 분출구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심해 채집 장비를 이용해 화살벌레(Chaetognatha) 실물 채집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화살벌레는 전 세계 바다에 분포하는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일반적으로는 0.5~3cm 크기에 불과하다. 10cm에 달하는 개체는 2017년 같은 지역에서 수중 카메라로 존재가 처음 확인된 바 있으나, 실물 확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전체가 약 10억 개 염기쌍에 이르러 어류 수준인 화살벌레는 몸집이 작아 유전체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 채집된 대형 개체로 연구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지연구소는 과거 북그린란드에서 30cm 크기의 원시 화살벌레 화석을 발견해, 이 종이 초기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였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화살벌레가 소형화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극지연구소는 올해 말 무인 잠수정을 활용해 추가 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형철 소장은 “미지의 남극 심해에서 얻은 이번 발견이 해양 생태계와 무척추동물 진화 연구에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