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심해서 ‘초대형 화살벌레’ 첫 채집

- 극지연구소, 열수광석 350kg도 확보…진화 연구·광물 자원 기대
- 남극 심해 열수 시스템과 생물 진화 수수께끼 풀 ‘열쇠’…“경제적 가치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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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가 남극 심해에서 길이 10cm에 이르는 ‘초대형 화살벌레’를 세계 최초로 실물 채집해 공개했다. 기존에 영상으로만 존재가 확인됐던 이 화살벌레는 진화 생물학과 유전체 연구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남극 중앙해령에서 채집한 화살벌레와 열수광석 / 제공=극지연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지난 2월 남극 중앙해령 수심 2,000m 지점의 열수 분출구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심해 채집 장비를 이용해 화살벌레(Chaetognatha) 실물 채집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화살벌레는 전 세계 바다에 분포하는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일반적으로는 0.5~3cm 크기에 불과하다. 10cm에 달하는 개체는 2017년 같은 지역에서 수중 카메라로 존재가 처음 확인된 바 있으나, 실물 확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전체가 약 10억 개 염기쌍에 이르러 어류 수준인 화살벌레는 몸집이 작아 유전체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에 채집된 대형 개체로 연구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지연구소는 과거 북그린란드에서 30cm 크기의 원시 화살벌레 화석을 발견해, 이 종이 초기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였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화살벌레가 소형화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남극 중앙해령 연구지역 / 자료제공=극지연

연구팀은 이번 탐사에서 황동석, 섬아연석 등으로 구성된 열수광석 102점, 총 350kg도 함께 채집했다. 해저 열수가 주변 금속을 녹여내면서 형성된 광물로, 구리와 아연 등 유용 금속을 함유해 경제적 가치도 높다. 남극 중앙해령에서 열수광석이 실물로 확보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극지연구소는 올해 말 무인 잠수정을 활용해 추가 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형철 소장은 “미지의 남극 심해에서 얻은 이번 발견이 해양 생태계와 무척추동물 진화 연구에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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