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오션 JJ, 9일 신곡 ‘BUCKET HAT’ 무대 스위스 국제 행사에서 최초 공개
- 수퍼톤 음성변환기술 적용...멤버 음색 살리며 영어가사 발음 정확도 높여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이 그룹 빅오션(Big Ocean)의 첫 번째 유닛 ‘Big Ocean JJ’의 신곡 ‘BUCKET HAT’에 AI 음성 기술 협업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아티스트가 AI의 도움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한 사례다.

신곡 ‘BUCKET HAT’은 지난 9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빅오션 JJ는 같은 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관 ‘AI 포 굿 글로벌 써밋(AI for Good Global Summit)’에 참석해 뮤직비디오와 무대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4월 데뷔한 빅오션은 세계 최초의 청각 장애 아이돌 그룹이다. AI 음성 기술을 활용해 음악을 제작하고, 무대 연습할 때는 특수 진동 장치의 도움을 받아 춤을 춘다. 지난해 9월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선정한 ‘이달의 K-팝 루키’로 주목받았고, 올해 5월에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Forbes 30 Under 30 Asia 2025 List) 중 엔터테인먼트 및 스포츠 부문에 선정되며, 음악과 퍼포먼스의 한계를 재정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퍼톤의 이번 기술 협업은 멤버들의 음색은 살리면서 신곡의 영어 가사를 자연스럽게 발음해 글로벌 팬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기획됐다. 빅오션 소속사인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의 차해리 대표는 ‘AI 포 굿 글로벌 써밋’ 발표 세션에서 수퍼톤을 주요 기술 협업사로 소개했다. 그는 “멤버들의 목소리와 가이드 보컬의 목소리가 섞이지 않고 영어 발음을 개선하기 위해 수퍼톤의 기술을 이용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멤버들의 목소리에서는 음색을, 가이드 보컬에서는 유창한 영어 발음을 각각 뽑아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영어 발음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는 수퍼톤의 AI 음성 변환 기술인 CVC(Controllable Voice Conversion) 기술이 활용됐다. 수퍼톤이 자체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 ‘낸시(NANSY, Neural Analysis & Synthesis)’를 기반으로 목소리를 음색, 발음, 음고, 강세 등 4개의 요소로 분리하고, 이 중 음색을 다른 사람의 음색으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목소리 구성 요소들을 분리해 AI가 학습하고 재조합하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음색만 추출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퍼톤은 이번 ‘BUCKET HAT’ 제작을 위해 CVC 기술을 기반으로 빅오션 JJ의 두 멤버 PJ와 지석의 음색을 추출했다. 이를 영어 발음이 유창한 가이드 보컬에 입혀 마치 원어민이 부르는 것 같은 곡을 완성했다.
이교구 수퍼톤 대표는 “빅오션 JJ와의 협업은 수퍼톤의 AI 기술이 K-팝 씬에서의 새로운 도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신체적, 물리적 한계를 넘어 계속해서 창작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퍼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아티스트의 창작을 돕는 AI 기술의 긍정적 활용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현식, 김광석, 터틀맨(임성훈), 임윤택, 유재하 등 고인이 된 아티스트의 음성을 AI 기술로 재현한 바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전설적인 밴드 ‘더 크로스’로 활약했으나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은 김혁건이 라이브 무대를 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지원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