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년 넘게 지켜온 서해 해양방어의 거점, 태안 소근진성 주제로 충남해양문화포럼 열려
지난 14일 태안유류피해극복기념관에서 전문가와 지역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충남해양문화포럼」이 열렸다. 올해 포럼은 ‘조선시대 태안의 해양방어와 소근진성’을 주제로 서태원 전 목원대 교수의 강연과 소근진성 현장 답사로 진행됐다. 답사 해설은 장인수 소근2리 노인회장이 맡았다.

소근진은 1404년(태종 14) 충청좌도 도만호진으로 설치된 뒤 1467년(세조 13) 수군첨절제사 진으로 승격되면서 지금의 명칭을 갖게 됐다. 조선 전기부터 후기까지 서해안 방어와 조운선 호송을 담당한 주요 군사 기지였으며, 1895년(고종 32) 폐지될 때까지 약 500년간 전략적 거점 역할을 했다.
서 전 교수는 강연에서 “소근진은 조선 전기에는 왜구 격퇴, 후기에는 밀무역을 일삼던 중국계 어선이나 이양선 등 황당선(荒唐船) 단속에 주력했다”며 “표류민 조사·보고, 해적 약탈 방지, 조운선 호송 등 해양 방위의 핵심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소근진성은 둘레 2,165척(약 656m), 높이 11척(약 3.3m)의 석성이다. 성 안에는 동헌, 군기고, 책방 등 관아 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성벽 일부와 동문터만 남아 있다. 장인수 노인회장은 “성의 건물 자재는 동학농민전쟁 이후 태안군 관아 복구에, 성돌은 제방 공사에 활용되며 사라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기승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충남해양문화포럼이 2021년부터 학계, 향토사학자, 지방 문화원, 연구원이 협력해 해양문화를 체계적으로 발굴·계승해 온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연구원도 앞으로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