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으로 간 ‘봄이’, 서쪽으로 간 ‘양양’… 점박이물범 형제, 바다에서 각자 길 찾아

- 서산·태안 가로림만 방류 후 위성 추적 결과 공개… 생태 연구와 해양생태공원 조성에 귀중한 자료

- 서산·태안 가로림만 방류 후 위성 추적 결과 공개… 생태 연구와 해양생태공원 조성에 귀중한 자료



충남 서산·태안 가로림만에서 방류된 점박이물범 ‘봄이’와 ‘양양’이가 방류 직후 각자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 사실이 위성 추적을 통해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함께 두 물범의 이동 경로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 참고사진. 제공=충남도 

수컷 봄이는 방류 다음 날 태안 소원면 모항리를 거쳐 태안 먼바다로 나갔고, 곧이어 백령도 인근을 지나 북방한계선(NLL) 북쪽까지 이동했다. 11월에는 평북 신의주 인근에 도착한 후 남하해 백령도, 강화도, 가로림만, 만리포해수욕장 일대를 거쳤고,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신의주 인근에서 3월 17일까지 신호가 잡혔다.

암컷 양양이는 방류 후 이틀 만에 경기 제부도, 인천 덕적도와 가덕도 일대까지 내려갔다가 10월 20일 신호가 끊겼다. 도는 위성 추적 장치의 배터리 수명 소진이나 이동·먹이활동 중 장치 손상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 점박이물범 ‘봄’이 동선 / 자료제공=충남도

도 관계자는 “위성 자료로 볼 때 두 물범 모두 건강히 바다를 누빈 것으로 보이며, 서로 다른 무리를 선택한 결과 각기 다른 길을 간 것”이라며 “이번 자료는 점박이물범 생태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유성 동물 특성상 봄이가 다시 가로림만으로 돌아온 전례를 볼 때, 올해 봄 두 물범이 재회할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참고사진. 제공=충남도

봄이는 2023년 3월 강릉 주문진 해안에서 탈수 상태로 발견돼 치료를 받았고, 양양이는 같은 해 3월 양양 물치항 인근에서 기력 저하로 표류하다 구조됐다. 두 마리는 이후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자연 적응 훈련을 받은 뒤, 자연 방류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 가로림만으로 돌아갔다.

점박이물범은 천연기념물 제331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귀한 해양 포유류다. 가로림만은 국내 최초·최대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최대 12개체의 점박이물범 서식이 확인된 바 있다.

충청남도는 가로림만을 세계적 명품 생태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국가해양생태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바다와 생명이 모두 건강해지는 가로림만’을 비전으로 △해양 생태계 모니터링 △갯벌 복원 △연안 오염 저감 △담수호 복원 △생태탐방로·탐방 뱃길 조성 △점박이물범 관찰관 설치 등의 세부 사업이 계획돼 있으며, 총 사업비는 약 4431억 원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