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체 청소부산물’ 해양생태계 영향 세계 최초 규명

– 고농도 배출 시 플랑크톤 급감, 먹이사슬 단순화로 생태계 건강 위협

– 고농도 배출 시 플랑크톤 급감, 먹이사슬 단순화로 생태계 건강 위협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이희승)은 선체 수중청소로봇에서 발생하는 청소부산물(Hull Cleaning Wastewater·HCW)이 해양생물 군집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8월 6일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 선체 수중청소로봇 청소부산물 활용 폐쇄생태계 평가 그래픽 요약 사진. 제공=KIOST

선체 표면에 붙는 따개비·조류 등 선체부착생물은 선박 속력을 저하시켜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선박업계는 오염방지 페인트나 수중청소로봇을 이용해 이를 제거해왔다. 그러나 청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HCW에는 구리(Cu), 아연(Zn) 등 중금속과 다량의 부유물질이 포함돼 있어 연안 생태계에 잠재적 위험을 줄 수 있다.

이에 KIOST 남해연구소 생태위해성연구부 백승호·이보라 박사 연구팀은 1톤 규모의 메조코즘(mesocosm) 실험을 통해 HCW의 희석비율(대조군, 1%, 5%, 10%)에 따른 식물플랑크톤·동물플랑크톤·부착성 미세조류 군집의 반응을 세계 최초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HCW 농도가 5% 이상일 때 식물플랑크톤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동물플랑크톤은 1% 농도에서도 민감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부착성 미세조류는 오히려 농도가 높을수록 잘 견디며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고농도 노출 시 종 다양성이 무너지고 일부 종만 살아남아 먹이사슬이 단순화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바다의 에너지 순환과 생태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선체 청소부산물이 단순한 찌꺼기가 아닌 ‘복합 오염원’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성과로, 국제해사기구(IMO)가 논의 중인 「선체부착생물 관리지침」의 HCW 포집·처리 기준 마련에도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선체부착생물은 수중환경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국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KIOST는 앞으로도 선체부착생물의 해양환경 유해성 평가 등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