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이후 감소세였으나 23년 증가후 작년 소폭 감소 … 절반 이상 비어선
- 사고 다발 시간대는 오전 8~12시, 선종별은 화물선-기타선, 유조선-유조선 간 ↑
- 항로 환경, 항만 복잡성 등 다층 요인 … 지역 특성에 맞는 안전관리 대책 추진
국내 무역항에서 발생한 해양사고가 감소세를 멈추고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동량 증가와 항만 자동화 등 산업 성장에 발맞춰, 보다 정교한 항만 안전관리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김준석)은 4일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을 통해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국 무역항(진입수로 포함)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해양사고 1만6,731척 중 무역항에서 발생한 사고는 2,491척(14.9%)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도별 무역항 사고 선박 수는 ▲2020년 554척 ▲2021년 382척 ▲2022년 372척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23년 601척으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582척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무역항 사고 건수는 어선이 가장 많았지만, 전체 비어선(화물선 등) 해양사고 중 무역항에서 발생한 비율은 34.1%로 어선(10.2%)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협소하고 복잡한 무역항 환경에서 비어선의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5년간 무역항에서 발생한 사고 유형 중 가장 많은 것은 충돌(20.5%)이었다. 이어 기관손상(17.3%), 침수(13.2%), 해양오염(8.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충돌사고는 특히 부산항(128척), 목포항(76척), 울산·포항항(67척) 등 주요 무역항에서 빈번했다.
비어선 충돌사고는 지난해 46건에서 올해 53건으로 15.2% 증가했다. 선종별로는 부선, 준설선, 어업지도선 등 기타선과의 충돌이 가장 많았으며, 시간대별로는 오전 812시와 오후 48시에 집중됐다.
최근 5년간 평균적으로 비어선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항만은 부산항(연평균 48척)이었으나, 선박 입출항 수 대비 사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장항·군산항(1.52%)이었다. 이어 인천항(1.23%), 목포항(0.94%)이 뒤를 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무역항 인근은 대형 선박의 빈번한 통항, 복잡한 항로 구조, 접안·정박 등 특수 작업으로 인해 사고 가능성이 높다”며 “항만별 맞춤형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 누리집과 모바일 앱을 통해 해양교통 혼잡도와 선박 밀집 현황 등 항해안전에 유용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대 3일치 1시간 단위 예보도 가능해 항해 전 사전 점검에도 활용할 수 있다.
김준석 KOMSA 이사장은 “공공과 민간의 노력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방해양수산청, 지자체, 항만공사 등과 협력해 지역 맞춤형 항만 안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