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의 기억을 되살리다' 태안 자염, 식탁 위 문화유산으로!

- 전통 해양 소금 '자염', 복원 20여 년 만에 미식가 사랑받는 식탁 위 별미로

- 전통 해양 소금 '자염', 복원 20여 년 만에 미식가 사랑받는 식탁 위 별미로



우리나라 전통 방식으로 복원된 해양 소금 ‘태안 자염’이 미슐랭 셰프들도 주목하는 고급 식재료로 자리잡으며, ‘명품 소금’으로 각광받고 있다.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의 한 농업법인은 지난 2001년 지역 문화원 주도로 복원한 전통 자염 방식으로 연간 20~30톤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자염은 일반 천일염과 달리 갯벌 흙에 바닷물을 스며들게 해 염도를 높이고, 이를 장작불로 10시간 이상 끓여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입자가 고우며 염도가 낮고 감칠맛이 풍부한 소금이 탄생한다.


▲ 9일 근흥면의 농업법인에서 자염을 생산하는 모습. 제공=태안군

자염은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거품을 걷어내 쓴맛과 떫은맛이 없고, 칼슘과 유리아미노산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끓일 때 발생하는 수증기는 잡내와 세균을 없애는 효과가 있어 위생적이면서도 미네랄 손실이 없다. 특히 김장용 소금으로 활용할 경우 유산균 개체수가 늘어 발효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자염은 원래 삼국시대 이전부터 서해안 지역에서 만들어졌으나, 20세기 천일염 기술이 보급되면서 1960년대에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자료 부족과 복잡한 공정 탓에 복원이 쉽지 않았으나, 2001년 태안문화원과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복원이 시작됐다.

복원된 방식은 ‘통자락’이라 불리는 태안만의 방식으로,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갯벌에 해수를 유입시키고 소를 이용해 써레질을 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현재 자염이 생산되는 마금리는 바닷물이 일주일 넘게 들어오지 않는 ‘낭금 갯벌’이 있는 지역으로, 무제염전 방식이 가능한 전국 유일의 장소로 꼽힌다.

과거 이 갯벌도 간척 위기에 처했으나, 1960년대 제방 유실 사고로 간척사업이 무산되며 결과적으로 전통 소금 생산지의 명맥을 지키게 됐다.

이처럼 귀하게 복원된 자염은 2013년 남양주에서 열린 슬로푸드 국제대회에서 한국 식재료로는 8번째로 ‘맛의 방주’에 등재되며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태안군 관계자는 “태안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소금 생산지이자, 전통 염장 음식 문화의 중심지”라며 “자염을 포함한 지역 해양자원을 관광과 연계해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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