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간 1만5000명 참여… 문화도시 춘천의 국제 외교력 부각

이탈리아의 미식과 예술, 인문학이 춘천에 물든 이틀간의 여정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춘천시와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공동 주최·주관한 ‘2025 제5회 챠오! 이탈리아(Ciao! Italia)’ 행사가 8일 폐막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시민과 관광객 1만5000여 명이 참여해 춘천의 대표 국제문화행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문화 체험을 넘어 도시 외교와 국제 협력의 접점을 넓힌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행사는 산토리니 야외무대, 춘천시립도서관, 농업기술센터, 세계주류마켓 등 춘천 전역에서 미식, 예술, 인문학, 영화 등 이탈리아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7일 산토리니 야외무대에서 열린 개막식과 한-이탈리아 친선 음악회는 행사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춘천시립합창단과 국내 정상급 성악가, 이탈리아 음악가들이 함께 무대를 꾸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개막식에는 에밀리아 가토 주한이탈리아 대사가 한복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육동한 춘천시장이 앞서 대사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토 대사는 “춘천은 이탈리아 도시외교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며 “춘천시의 문화외교와 국제교류 활동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세계주류마켓에서는 이탈리아 전통 와인과 칵테일을 주제로 한 체험 클래스가 열렸고, 구지훈 교수는 ‘이탈리아 축제의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진행해 높은 관심을 모았다. 춘천 로컬 농산물을 활용한 이탈리아 요리 쿠킹 클래스도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춘천시립도서관에서는 이탈리아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상영, 빈첸조 델 베키오 작가의 일러스트 전시 ‘아틀라스: 서사의 장소들’이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당 전시는 6월 한 달간 계속된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춘천시는 국제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공식화하는 중대한 외교적 성과도 이뤄냈다. 7일 개막식에 앞서 춘천시와 이탈리아 파르마시는 자매도시 체결을 위한 의향서(LOI)를 공식 서명했다.
서명식에는 육동한 춘천시장과 로렌초 라바젯토 파르마시 부시장이 참석했다. 파르마시는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 쥬세페 베르디의 고향이자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미식 도시’로 지정된 문화예술의 중심지다.
이번 서명은 2020년부터 이어진 문화교류와 2023년 춘천시의 파르마 공식 방문 등의 노력을 바탕으로 성사됐다. 특히 이번 자매도시 추진은 춘천시 명예홍보대사인 알베르토 몬디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동한 시장은 “작년 개막식에서 춘천과 이탈리아의 관계를 연애에 비유해 ‘결혼을 선언’했는데, 올해는 자매결연이라는 ‘옥동자’를 낳았다”며 “춘천은 시민의 힘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문화예술·과학 도시로 도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파르마시 대표단은 행사 기간 춘천 시정과 문화시설을 직접 체험하며 교류 가능성을 확인했다. 춘천시는 오는 9월 9일 파르마에서 열리는 대표 행사 ‘천인의 만찬(Cena dei Mille)’에 초청받아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양 도시는 향후 행정, 문화예술, 청소년·학생 교류, 산업·관광 연계, 민간단체 협력 등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