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생산량 70% 책임지는 완도, 생산 과잉 해소 위해 10억 투입 감축 사업 본격화
전복 생산량의 급증과 소비 둔화로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완도군이 전복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전복 가두리 감축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전복은 완도군의 대표적인 해양수산 산업으로, 현재 2,300여 어가가 약 3,186ha의 해상에서 연간 1만 6천 톤 이상을 생산해 전국 전복의 70%를 공급한다. 하지만 종자 개량 기술 발달과 소비자들의 소형 전복 선호가 맞물리면서 10년 새 전국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이로 인한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말 기준 1kg(20미) 전복 가격은 2만2천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4월 초에는 1만6천 원대로 급락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여름철 일시적인 가격 하락이 반복됐지만, 지난해 가을부터는 회복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며 양식 어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완도군은 전복 가격의 수급 안정을 목표로, 어업인들과 협의해 전복 가두리를 자율적으로 줄이는 감축 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해상 가두리를 철거해 육상으로 옮기고 일부 자재는 재활용하며, 폐기물은 위탁 처리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도비를 포함해 총 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노화읍과 보길면의 가두리 4,385칸이 철거 대상이다.
완도군은 전복 산업 안정화를 위한 장기 계획도 함께 내놓고 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최근 노화읍 현장을 찾아 가두리 철거에 나선 어업인들과 수산업경영인연합회 회원들을 격려하며 “내년부터는 군 전체를 대상으로 감축 사업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전복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철거작업을 이끈 김삼호 한국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장은 “전복 가두리를 줄인다는 것은 어업인 입장에선 큰 결단이지만, 제값 받고 파는 산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어업인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전복 양식은 완도의 핵심 해양레저 기반산업 중 하나로, 향후 관광 및 체험 콘텐츠와도 연계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완도군의 이번 감축 정책이 단기 위기 극복을 넘어 전복 산업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